[전라남도 최초, HD장편영화 <뷰티풀데이로 최근 세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장현필 감독(영문학과 87학번)을 만나보았다. 순천시 매곡동에 자리한 영화제작사 '미디어인'에서 그의 학창시절 동아리 '멍석'에서의 활동과 처음 제작한 영화 <애기섬을 만들었던 과정, 그리고 <뷰티풀데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게임 슬롯 머니생활, 멍석'
한게임 슬롯 머니에 입학한 후 내 적성에 맞는 동아리가 없을까 여기저기 찾아다니던 중 '멍석(중앙연극동아리)'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동아리단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동아리회장 역할이 배우보다 훨씬 더 재미가 있었는데 그때 '연극기획자 정도는 할 수 있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영화나 영상을 전공하지 못한 것을 너무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의 부족함이 영화전공 공부가 모자라서 생긴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문학과를 졸업한 제가 지금까지 영화나 영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또 그 일을 직업으로 생각했던 것의 근원은 '멍석'에서의 활동이었습니다. 그 시절은 사람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한 시기로 사람에 대한 고민이 영화작품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첫 영화, <애기섬
한게임 슬롯 머니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영화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라고 마음먹고 영상프로덕션 '미디어인'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애기섬은 제가 여순사건연구회'라는 단체에서 활동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사람들에게 여순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여순사건이란 해방 후 좌우익의 대립이 첨예했던 1948년 10월 19일 당시 여수 신월리에 주둔 중이던 병사들이 4.3항쟁 이후 제주도를 진압하라는 군의 명령을 어기고 우익계 장교 20여 명을 사살함으로써 발발한 사건입니다. 여순항쟁은 순천에서만 2천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역사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지 알게 되었고 사람들이 여순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런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냥 묻혀두는 것은 안 될 일이라는 생각에 '가장 대중성을 띠는 영화로 만들어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화해하며 문제를 풀어가자'라는 취지를 갖고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제작작업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실제로 지역의 보수단체에서는 여순사건과 관련된 영화제작을 막기 위해 '영화중지가처분신청'을 냈고, 언론에서도 이것을 앞다투어 보도하였습니다. 심지어 국방부에서까지 압력이 들어왔지만 최종적으로 '민간인 학살하는 장면을 찍으면 안된다'는 전제조건 하에 장비를 빌려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언론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지만 흔들림 없이 제 생각을 영화에 그대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후회는 없습니다.
영화 <뷰티풀데이
저는 개인적으로 역사와 인간애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좋아합니다. 아직까지 영화를 제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화는 많은 자원이 들어가는 일이기에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방문 한 거문도에서 우연히 녹산등대 가는 길을 발견하게 됐는데 그 길이 너무 예뻐 보였습니다. 그 길을 처음 보는 순간 '살다, 살다 지쳐 죽으러 가는 길이라면 마지막으로 이 길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길을 영화로 표현하려고 마음을 먹고 시놉시스를 쓰게 됐습니다. 내용은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로 하나밖에 없는 딸이 죽자 희망을 잃은 아버지, 우울증을 앓는 여인, 농촌 노인의 자연사 등을 다룬 것입니다. 그 사람들이 죽기 전 하루 동안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고 모든 것이 사라지는 처참한 순간을 시나리오로 표현했습니다. 그렇게 쓴 시나리오가 영화제작을 지원해 주는 공모전에 당선됐고 저는 장비를 사용 할 수 있는 한 달 동안 정말 정신없이 영화를 찍었습니다. 거의 동이 틀 때까지 영화를 찍었고 쪽잠을 잔 다음 다시 촬영을 하는 식의 작업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이렇게까지 힘들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영화제작을 하면서 '영화는 평생 나에게 잘 어울리는 일'이겠다 생각한 이후 한번도 제 선택에 대해 후회해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와 인간의 내면, 제 자신의 철학적 가치를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하기 위해 더욱 정진할 것입니다.
2009년 0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