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이목을 끌었던 모델 성휘(본명 박성기) 동문(경영학과 99학번)을 만나봤다]
지난 2007년 11월 18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에서 멤버들만큼이나 이목을 끌었던 한 모델을 기억할 것이다. 키 188cm에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는 그는 성휘(본명:박성기, 경영학과 99학번)로 우리슬롯 머신 라인 동문이다.
기자는 지난달 27일 '2010 Seoul Fashion Week'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TV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 조막만한 얼굴에 훤칠한 키가 인상적이었다. 기자는 그의 도움으로 백스테이지에서 모델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스테이지에 오른다는 기대와 걱정보다 노련미를 선보이며 여유있게 웃음 짓는 모델 성휘. 쇼가 끝나고 만난 그의 곁에는 오래된 팬들이 있었다. 그와 팬들은 가족처럼 보일만큼 편하고 친해보였다. 팬들이 변함없이 그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이유는 그만한 매력과 친절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처음부터 모델을 꿈꾸지는 않았다. 원래 꿈은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었을 법한 소방관이었다. 그러나 점차 소방관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과였던 고등학생 때는 건축학에도 관심이 있었으나 무역과 관련된 공부해야겠다는 포부를 갖고 우리슬롯 머신 라인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슬롯 머신 라인생활은 피닉스응원단에서 많은 활동을 하며 보냈다. 어딜 가도 큰 키와 작은 얼굴이 눈에 띄어 고등학교 시절 모델 제의가 들어왔었다.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해 1차에서 합격하자 모델을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활동하게 되었다.
그가 더 알려진 계기는 '무한도전'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후부터다. 그는 "이상봉 선생님의 권유로 오프닝만 잠깐 출연하기로 했는데 PD와 작가의 권유로 워킹에 대해 촬영하게 되었다"며 출연계기를 말했다. 무한도전 출연으로 인해 그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이 그저 놀랍고 신기하다고 한다.
그는 모델 활동을 하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파리 컬렉션에는 사비를 들여 디자이너를 만났다. 또 쇼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옷이 작아 쇼를 하지 못하고 관광만 하고 온 적도 있고, 어떤 무대에서는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다시 무대에 설 때도 있었다. 지퍼가 내려가 있었지만 모르고 워킹을 했을 때도 있었고 턱에 걸려 워킹 중 넘어질 뻔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모델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항상 몸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야식 등 먹고 싶은 음식이 많지만 마음대로 먹지 못할 뿐 아니라 몸매관리를 위해 아침에는 꼭 생 두부를 먹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모델하면 균형 잡힌 몸매에 작은 얼굴을 기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성휘 동문뿐 아니라 많은 모델들이 혹독한 자기관리하고 있다. 이제는 관리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얼마만큼 먹으면 몇 칼로리가 되어 살이 어떻게 찌는지 얼마나 운동해야 빠지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모델을 하면 힘든 것보다도 좋은 점이 더 많다고 한다. 옷 스타일과 최신 트렌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동대문을 그냥 밤새 돌아다니기도 해보고 군대에서는 남성잡지를 정기 구독한 적도 있다. 그에게 옷을 잘 입는 것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입는 것이 가장 멋진 것 같다"고 답했다. 최신트렌드에 따라 입는 멋도 중요하지만 그가 말한 것처럼 개성을 찾아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입는 것이 가장 나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에게 모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부모님의 특혜로 물려주신 몸과 얼굴이 80%이라면 20%는 자신이 채워나가는 것이다"고 말한다. "꾸준한 자기관리와 굳은 결심을 하지 않으면 20% 또한 만들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강을 자주 한다. 그 곳에서 학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모델이 될 수 있느냐고 묻는데 그는 말리는 편이다. "평생직업도 아닐 뿐더러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자기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행정 쪽 전문직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권유한다"며 "하지만 정말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한다면 꼭 그 댓가는 언젠가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듦을 알고 있으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서 성공할 수 있기까지 수많은 자기다짐과 자기관리를 했을 것이다. 그는 한국사단모델협회 임원으로 공로패도 수상했고, 밀라노, 파리의 무대에 선 9년차 베테랑 모델이다.
그가 꿈꾸는 우리나라 모델계는 "해외처럼 대우를 받고 에이전시가 통합해 체계적인 모델 관리가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몇 년이 지나도 지급하는 페이가 같다. 우리나라에도 다른 나라와 비슷한 모델체계가 이루어졌으면 한다"며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우리나라의 모델들을 위해 무언가 해내기를 바라는 듯했다.
그는 끝없이 여러 분야의 도전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열정뿐 아니라 그가 가진 특유의 친근한 매력이 여러 분야 도전에 있어 큰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하고자 하는 일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몇 번 시도하다 그만 둬버리는 사람들에게 성휘 동문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또 그의 외면은 화려함 자체일지 모른다. 하지만 내면으로 얼마나 인내하고 또 다짐했을까.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그가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2010년 04월 05일